처음에는 책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누가 시작했고, 누가 결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정이 이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책임은 언제부터 흐려지기 시작할까
과정이 길어질수록 참여자가 늘어납니다.
역할은 나뉘고,
결정은 쪼개집니다.
그 사이에서
책임의 위치는 움직입니다.
정확한 지점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역할 분담이 만드는 착각
각자 맡은 일은 명확합니다.
그래서 전체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모두가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무도 최종 책임을 갖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결정이 여러 단계를 거칠 때
결정은 한 번에 내려지지 않습니다.
검토, 승인, 전달을 거치며
형태가 바뀝니다.
마지막에 남은 선택은
처음의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흐린 예시 하나
여러 사람이 확인한 문서가
문제가 되었을 때,
각자는 자신의 역할을 떠올립니다.
전체를 떠올리는 사람은 적습니다.
설명하지 않는 문단
어떤 책임은 분명합니다.
어떤 책임은, 과정 속에 섞입니다.
책임이 기록으로 남지 않는 이유
결과는 문서로 남습니다.
과정은 요약됩니다.
그 요약 속에서
책임의 맥락은 빠지기 쉽습니다.
기록은 정리되지만,
책임의 흐름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조직이 책임을 다루는 방식
조직은 개인보다 안정적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흡수합니다.
개인은 보호되지만,
책임의 주체는 흐려집니다.
책임이 구조 속에서 분산되는 현상은
집단 책임에 대한 철학적 논의
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다뤄집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거리감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은 다시 호출됩니다.
하지만 과정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기억과 기록 사이의 간격이
책임을 더 멀게 만듭니다.
책임이 명확해지는 순간
책임은 항상 사전에 정리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경계가 그어집니다.
그 경계는 다음 과정을 위한 것입니다.
마지막에 남는 관찰
책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위치를 바꿉니다.
어떤 책임은 개인에게 남고,
어떤 책임은 구조에 흡수됩니다.
그 차이는 잘못의 크기보다,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더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