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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연구윤리 - KIRD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 프로그램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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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연구윤리

- KIRD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고려대학교 연구윤리센터 연구교수

경 은 영


연구윤리란 시댁과 같은 것 같아요. 남편(연구)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시댁(윤리)과 같이 살아야 하네요.” 전북대학교 정석희 교수님의 재치 넘치는 메타포에 헤어진다는 아쉬움에 다소 침착했던 수료식장은 갑작스런 웃음이 넘쳤다. 아닌 게 아니라 결혼을 하면 나의 배우자의 존재의 근간이자 자양분과 같은 가족들과 나와도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의 연이 맺어진다. 나의 의지와 상관이 없는 이 시스템은, 배우자와 함께 하는 이상 웬만해서는 떼어낼 수도 없고, 만약 연을 끊는 다해도 통념적으로 평범한 케이스는 아니다. 연구를 직업으로 택하여 몸을 담게 되면, 그 순간부터 연구 윤리는 나의 연구가 적절한 방법으로 목표했던 해안가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빛을 비추어 감시하는 등대가 되어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벗어나서는 도통 길 찾기가 어려우니 조난하거나, 난파되거나.

OECD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취업인구 1,000명 당 연구자의 숫자는 13명으로 이는 핀란드 와 덴마크 (15), 스웨덴 (14)에 이어 세계 4위다. 같은 해 OECD 평균은 8명이다. 국내 연구자수는 2004년 취업인구 1,000명 당 6명로, 지난 10여 년 새 200 퍼센트 포인트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함과 더불어 국제 연구 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간 급성장한 국내 연구 인구, 즉 연구 커뮤니티 내에서 연구윤리에 대한 의식도 동일한 성장 속도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연구윤리 교육 실태 및 교육 전문가의 부재

연구윤리의 중요성은 지난 20여 년간 한국 연구계의 주요한 화두의 하나로써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하여 관련 법령을 지정하는 둥 정부 기관의 연구윤리 확립을 위한 노력과 그에 상응하는 연구기관들의 실행 노력으로 이루어진 성과이다. 최근 이루어진 각종 연구 및 보고서들에 따르면 국내의 연구윤리에 대한 의식은 높은 편이며, 연구윤리의 중요성에 대하여서도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연구윤리가 연구 현장에서 잘 준수되고 있는 지에 대한 조사나 척도 개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오히려 연구윤리 위반 건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연구윤리위반은 연구비 수주나 실적위주의 임용 등 경쟁적인 학문풍토에서 더욱 번번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된 바가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학문적 풍토 조성 뿐 아니라 연구윤리 위반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해롭다는 인식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다수의 전문가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윤리 관련 법령은 연구기관 및 대학 등에서 연구윤리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으나, 교육의 이수를 법적인 의무사항으로 지정하지 않음으로서 연구윤리 교육의 이수율은 50 퍼센트를 조금 상회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또한, 기존의 연구는 연구윤리를 전문으로 하여 교육하는 인력의 부재를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 연구윤리는 학문 분야로서 전공 분야로 인식되지 않아, 대부분의 학문분야에서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 및 연구는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연구윤리 자체에 대한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집단을 발굴해내고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급성을 인지한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KIRD)2016년 처음으로 연구윤리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을 도입하여 진행하였다.

 

KIRD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 과정

KIRD는 국내 학계의 연구윤리 교육의 선도자로서 다양한 수요자 맞춤형 교육을 온·오프라인에서 실시하고 있다. 연구윤리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은 연구윤리를 전문적으로 교육할 인력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2016년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20174월과 5월에 걸쳐 제 2기 교육을 실시하였다. 3주간은 매주 토요일에 연구윤리 실무 교육을 하루 종일 꼬박 듣고 나서, 23일간의 프리젠테이션 스킬 교육 및 시범강의를 마치면 교육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수료증이 발급된다. 쓰고 보니 한 줄로 요약되는 교육 과정이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지만 결코 몇 줄로 요약될 수 없이 속이 꽉 들어찬 프로그램이었다.

우선, 3주간 토요일인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연구윤리 전반에 대한 교육이 광범히 하게 이루어졌다. 국내 연구윤리 동향 및 관련 법령에 관한 이해, 연구윤리 및 진실성, 기관생명윤리위원회 (IRB) 와 학문 분야별 시의 적절한 연구윤리 이슈에 관한 교육을 기본으로, 연구윤리 교육에 특화된 교수법 등에 대한 심도 깊은 교육이 진행되었다. 알찬 프로그램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단연코 국내의 연구윤리를 선도하는 강사진이었다. 시쳇말로 연구윤리의 시조새 또는 조상님들께 그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몇 대 째 이어져 오는 맛집에서 마치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비법을 생생하게 전수받는 기분이 들어서 영광스러운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또한, 수업 진행 방식은 쌍방적 대화와 토론을 기반으로 해서 국내 연구윤리 권위자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가는 수업 방식은 매우 인상 깊은 것이었다.

첫 날 첫 시간의 수업은 서울시립대학교 황은성 교수께서 [국내 연구윤리 동향 및 흐름]이란 주제로 진행하였다. 이공계 연구 풍토에 보다 적합한 분석일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연구 윤리 위반 사례가 표절이 많은 부분 차지했다면 더욱 경쟁적으로 변화하는 연구 문화 풍토에서 향후 위조나 변조의 사례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어 서울교육대학교 이인재 교수님의 연구윤리 지침 소개 및 해설과 연구진실성위원회 실무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이나 행정 간사로 활동하게 된다면 필수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핵심 정보를 담고 있는 수업인지라, 무려 3시간이나 이어진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질의응답 등으로 더 시간을 할애해야 했었다.

2주차는 학문 분야별로 첨예한 연구윤리 이슈를 이해하기 위하여 이공계와 인문사회계를 나누어 강의가 진행되었다. 인문사회계는 국내 사회행동과학 IRB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계시는 호서대학교의 조성연 교수가, 이공계는 대학연구윤리협의회의 초대 사무총장을 맡으셨던 연세대학교 이원용 교수가 나누어 진행하였다. 전공 분야가 인문사회계통이라 일부러 이원용 교수의 강연을 선택하였는데,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시각차 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수업이었다. 오후는 전남대학교 윤가현 교수가 생명윤리의 이해라는 큰 주제로 생명윤리의 중요성이 연구 과정에 어떻게 정착되었고 틀을 잡아나갔는 지에 대하여 국·내외의 사례를 인용하여 탐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각 연구 및 교육기관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운영과 역할 등에 대하여 심도 깊은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더하여, 실제 IRB를 운영하면서 궁금했던 사안 들에 대한 질의 응답과 참가자들 간의 토의를 거치면서 더욱 보람된 배움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었다.

3주차는 연구윤리 전문 강사로써 보다 기술적인 부분을 습득할 수 있는 강연으로 채워졌다. 한국연구재단의 강병옥 팀장은 연구윤리 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 지원 사업과 성과에 대해 강연을 진행하며, 국내 연구윤리 실태 및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유하였다. 이와 더불어 연구윤리 활동 지원 세부 사업에 대하여 안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KIRD 김성철 연구원의 연구윤리 교안작성 지침에 대한 강의와 건양대학교 허혜라 교수님의 Team-based learning 기법을 적용한 연구윤리 교수법 강의는 한 마음을 가지고 연구윤리 전문 강사 양성과정에 참가한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수업이었다. 다들 나름의 강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연구 윤리 교육에 어떤 방식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의 시간이었으며, 실제로 팀을 나누어 수업을 진행해봄으로서 그 단점과 장점에 대하여 잘 체험할 수 있었다. 3주간 대장정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가톨릭대학교 최병인 교수님의 강의 였다. 강의 제목인 Wrap-up 특강이란 말 그대로 연구윤리에 대한 철학적 고찰부터 연구윤리 위반에 대한 판단의 딜레마까지, 3주간 습득했던 지식을 다시 한 번 다지고 견고히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5월 초 23일의 일정으로 수원 KB 인재니움에서 이어진 시범강의 및 컨설팅으로 KIRD 연구윤리 전문 강사 양성과정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금번 교육프로그램의 참가자는 대부분 교원으로 강의를 일상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시범강의는 긴장되는 일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타임키퍼는 1초의 초과도 허용하지 않고 연구윤리 전문가로써 평가자로 오신 조성연 교수님, 이인재 교수님, 허혜라 교수님, 박주현 교수, 신진석 위원, 조진호 팀장님이 평소와는 달리 딱딱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시범강의 내내 무엇을 적고 계시기에. 다행인 것은 지난 3주간 토요일을 하루 종일 같이 보낸 교육 동기들의 격려의 눈빛이다. 다들 진지하지만 따뜻하다. 시범강의는 강의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구윤리 전문가가 강의 스킬 과 내용의 적합성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꼼꼼하게 피드백을 주어 시범강의에서 보여 줬던 장점과 개선할 점에 대하여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때 고려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시범강의 동영상도 참가자에게 제공하여 객관적으로 본인의 강의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역시, 사람

금번 2017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과정에는 나를 포함 총 15명이 참가하였고 단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전원 수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기술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KIRD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과정은 특히 국내 학계에 대하여서는 연구 윤리 병아리였던 내게 연구 윤리 지식의 수준을 한 단계, 아니 두어 단계 올려 놓은 기회였다면, 부수적인 결과물로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며 교육 프로그램에 임하여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함께 있어 시너지가 생기는 그런 분들과 알게 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했다.

늘 따뜻한 웃음로 한 명 한 명 반겨주시는 우리들의 큰언니이자 2기 모임 회장님을 선뜻 맡아 주신 광주보건대학교 장선희 교수님을 필두로, 늘 명쾌한 말투로 건강 지식을 전수하시는 대구한의대학교 김홍 교수님, 신학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연구윤리를 진지하고 고민하던 실천신학대학원 대학교 이상문 실장님, 발랄한 매력의 대전보건대학교 권혜은 선생님과 늘 주위를 환기하는 능력과 입담을 갖추신 전북대학교 정석희 교수님이 우리 그룹의 웃음과 즐거움을 보장해주셨다.

반면, 무언가 차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서일대학교 김성림 교수님, 조용한 카리스마의 수원여자대학교 홍양희 교수님, 소녀스러운 매력의 충남대학교 이자희 선생님, 시범강의에서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신 대전보건대학교 이연리 교수님, 학회지 운영에서 연구 윤리 준수를 고민하시던 목원대학교 김칠성 교수님, 매사에 진지한 울산대학교 김태용 선생님은 우리 그룹의 무게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셨던 것 같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진지한 것도 오히려 더 귀엽고 예뻤던 이화여자대학교 홍가혜 교수님과 늘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되는 연구윤리정보센터의 권태환 연구원님. 한 분 한 분 알게된 것이 감사하고 오래도록 지켜내고 싶은 소중한 인연이 KIRD 연구 윤리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견고히 구축되었다.


돌아보며

좋은 기억만 남았지만, 사실 쉽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대전 교육장에서 교육이 진행되었으므로, 토요일 아침마다 적어도 오전 8시 기차를 타고 출발해서, 저녁 8시는 되어야 집에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교육은 정말 쉴 틈이 없이 진행되다 보니 집에 오면 조금은 녹초가 되었다. 쉬는 시간에도 종종 토론이 이어졌다. 그렇게 4월의 3주간을 주말 없이 보내고 나니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벚꽃은 이미 져있고 초여름이 성큼 다가와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도 난다. 시범강의를 마치고 무사히 마치고 수료증을 받으니 드디어 끝났구나 ,드디어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사실 조금 아쉽기까지 했다. 이런 좋은 교육의 기회가 다시 올까 하는 의문도.

고려대학교에 연구윤리센터가 201611월에 오픈하면서 연구진실성과 IRB전담으로 임용되어 20171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했지만, 나 또한 연구윤리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거나 경력을 쌓은 것이 아니므로 임용 후 몇 개월간은 연구윤리분야의 지식들을 무차별적으로 습득하는 데 집중하였다. 짧은 기간 내에 나 자신의 교육뿐만 아니라 내가 맡고 있는 위원회의 운영 및 자료 검토, 교내 구성원들에 연구 윤리의 가이드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였다. 그런 와중에 참가하게 되었던 KIRD의 연구윤리 정문강사 양성 과정은 몇 개월간 무차별적으로 습득했던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더하여 새로운 지식을 더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KIRD 연구윤리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통하여 축적된 지식과 강의 스킬 등은 고려대학교 연구윤리센터가 진행하고자 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참가 후기를 마치며, 이런 훌륭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KIRD, 특히 박임마누엘 연구원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또한, 지면을 빌려 이런 보잘 것 없는 후기를 실어 주신 연구윤리정보센터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작성자 CRE 등록일 2017-08-21 23:41
출처 연도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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